2014년 6월 7일 토요일

[2014 지방선거 데이터 프론티어] 울산



역대로 스윙 보트를 가장 잘해왔던 지역인 울산은 현대가 경제를 지배하는 도시다. 재정은 풍부하나 시의 부가 잘 분배된 편은 아니고, 노동 계층이 많기에 진보 세력이 어느 정도 목소리를 잘 내는 지역이긴 하다. 보수/진보 양쪽에 모두 표를 주면서 길을 들여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, 현재의 보수 강세 결과를 스윙 보트의 한 단계로 해석할지, 진보 진영 하향세의 연장으로 해석할지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.


여기서도 새누리당은 붉은색, 새정치국민연합은 푸른색, 통합진보당은 보라색, 노동당은 짙은붉은색이다.


7. 울산

7.1. 광역시장



김기현 (새누리당)

- 대권 도전 의사를 확실히 밝힌 국회의원 김기현이 울산시장 선거의 최종 승자. 그것도 2위인 정의당 조승수와의 차이를 182,575표나 벌린, 65.4%의 강력한 지지로 당선. 울산에서 전국구 네임드인 조승수를 비롯해 당선 가능성이 충분한 후보들을 줄줄이 압도적으로 참패시킨 것은 대권주자로서 상당한 성과. 어쩌면 보수에서 노무현 신화를 쓸 수도 있...
- 전임 시장들이 경제도 살려놓았고 공해도 잡아가고 있으니, 그 다음 단계인 부의 분배와 문화 인프라 확충이 과제. 그러나 공약은 상당히 모호한 문구의 조합.
- 김두관이 4대강에 반발할 때 이에 '자의적 행정 치사하고 안타까움' 발언을 한 것으로 봐서는, 다소 권위적이고 중앙정부에 매우 협조적일 가능성 농후. 민주당이 FTA 저지 방침을 세웠을 때 한 '좌파진영의 제2중대는 노무현에 대한 배신'이라는 언사를 통해 진보 진영과 각을 세울 것이 예상 가능. 원전 찬성파로 분류됨.
- 정치적 언사를 할 때 메시지는 존재하지만 후퇴할 여지를 남겨놓는, 정치 언어와 정치적 거래에 상당한 달인.


7.2. 시의회

남구 : 새누리당 6
동구 : 새누리당 3
북구 : 새누리당 3
울주군 : 새누리당 3
중구 : 새누리당 4
광역비례 : 새누리당 2, 새정치국민연합 1

합계 : 새누리당 21석, 새정치국민연합 1석으로 통합진보당/정의당/노동당의 진보 정당이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데다가 광역비례 1석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이 싹쓸이한 것이 눈에 띈다.


7.3. 기초단체

기초단체장 역시 시의회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. 5개 지역에서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, 통합진보당 소속 구청장 두 사람의 재선을 무마시켰다. 전체적으로 낙선한 현 구청장 두 사람을 제외하고 진보 계열 후보들의 득표율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. 특히 울산의 통진당은 통진당 스탠다드 슬로건인 '박근혜 정권 타도' 외에도 현실적 공약을 들고 나오는, 당선 가능성이 있는, 타지역 통진당 후보들에 비해 좀 더 건강한 모습이었기에 줄이은 낙선이 조금 안타깝다.

7.3.1. 남구


서동욱 (새누리당)

- 통합진보당 김진석과 다이다이 대결하여 60.7%로 쳐바른 후 당선. 남구 을 지역구 자리를 둘러싸고서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자, 박맹우 현 울산시장, 김두겸 전 남구청장 등이 얽힌 복잡한 정치적 거래에 의해, 공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되긴 했으나 대승에 성공.
- 구의회는 새누리당 10석, 새정치국민연합 1석, 통합진보당 2석, 무소속 1석으로 구성만 다양하고 새누리당의 강한 우세.

7.3.2. 동구

권명호 (새누리당)

- 통합진보당 김종훈 현 구청장을 3,607표 차로 근소하게 앞서면서 당선. 시의원 시절, 학교 비정규직을 직고용하는 조례 통과에 반대를 한 전력이 있음.
- 구의회는 새누리당 5석, 통합진보당 2석, 노동당 1석으로 약간 새누리당에 기울어진 균형 상태.

7.3.3. 북구

박천동 (새누리당)

- 경제학 박사로, 출판기념회 용이 아닌 '현대 중국 경제의 이해'라는 진짜 학술 서적의 저자...이지만 출판기념회 용도 책도 저술한 듯. '공약 이행에 4년은 부족하다'고 말하던 통합진보당 윤종오 현 구청장을 1,480표 차로 근소하게 제치면서 당선.
- 구의회는 새누리당 4석, 통합진보당 3석으로 얼추 맞춰진 균형 상태.

7.3.4. 울주군

신장열 (새누리당)

- '어릴 때 고생 많이 하신' 무소속 서진기와 양자대결 구도가 되어 65.2%의 득표율로 가볍게 3선에 성공. 서진기의 고생 타령을 지겨워한 사람이 65.2% 자연이나 문화 아이템을 이용한 관광/축제 아이템을 많이 추진하는 군수. 숨은 과제는 갑자기 늘어난 원전에 대한 '뭥미?'스러운 여론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.
- 군의회는 새누리당 8석, 새정치민주연합 1석, 통합진보당 1석으로 새누리당의 강한 우세.

7.3.5. 중구

박성민 (새누리당)

- 새정치민주연합 임동호 후보를 맞아 62.7%의 득표율로 손쉽게 누르고 재선에 성공. 이전 재보궐선거 때 임동호와의 대결에서는 2천여 표 차이의 근소한 승리였기에 상당한 성장.
- 복지를 강조하는 편이며 공약이행률은 꽤 높은 편. 예비 선거운동 없이 정식 선거운동 기간 직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는 특이점.
- 구의회는 새누리당 8석, 새정치민주연합 2석, 통합진보당 1석으로 새누리당의 강한 우세.


7.4. 교육감

김복만

- 보수 인사로 분류되며 연임에 성공. 득표율은 36.2%로, 2위인 전교조 출신 정찬모와의 표 차이는 43,609표. 보수 후보가 총 셋이었던 상황을 고려할 때 여유로운 당선. 교호투표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기호 번호 때문에 생긴 로또 선거로 인해 한 번은 낙선, 한 번은 당선된 이력.
- 공약 이행률이 90% 가량 되는 높은 수준. 반면 김복만-정찬모 토론회 때는, 정찬모에게 전교조 후보 아니냐고 잘못 드립을 치고, 김석기에게서는 청렴도에서 지적을 받자 발뺌하는 등, 여러 번 사실 관계가 틀린 말을 하여 물의를 빚은 이력. 


진보 진영의 성지라는 울산에서 돌풍을 일으킨 보수 세력의 현 상황을 보면서 누군가는 멘붕할 수도 있겠다. 이 현상에 대한 해석은, 스윙 보트라거나 다른 영남 지역을 닮아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니, 가능한 해석을 다 해보는 게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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